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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혁명" 양서고 조선일보기사-2008.11.18일자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08-11-18

 
양평 양서고의 '자율 혁명'
"학생 만족시키자" 자율학교 지정후 땀방울
SKY 32명등 전교생 80% 서울 4년제大 진학
일부 학원가엔 '양서고 대비반'까지 생겨
선정민 기자 sunn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근 학원가에는 '양서고 대비반'이 생겼다. 양평 양수리 인근 한적한 소도시에 위치한 양서고등학교(교장 김난성)는 요즘 자율형 학교 중에서도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졸업생 158명 중 80%(134명)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했고, 소위 'SKY(서울·고려·연세대)'에 32명이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몇 년 전만 해도 입학 정원이 미달됐던 이 학교는 경쟁률이 5대1까지 치솟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학생 만족시키자"… 교사들 치열한 노력

양서고는 지난 2002년 자율학교로 지정된 이후 학교 측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당당하게 명문고로 거듭났다. 자율학교는 자립형 사립고처럼 교사 임용과 교과 운영,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권을 갖지만 정부 지원을 받아 학비가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 17일 오후 양평 양서고 1학년 3반 교실에서 전철(수학) 교사와 학생들이 프레젠테이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건수 객원기자 kimkahns@chosun.com

양서고 교사들의 슬로건은 "학생들을 만족시키는 교사가 되자"는 것. 직접 인쇄물과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를 만들어 화이트보드에 영상 수업으로 진행하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칠판에 글씨를 쓰는 판서를 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필기 시간을 아끼고 수업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다.

17일 오후 방문한 1학년 3반 교실에서도 PPT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학 담당 전철 교사는 "기하나 함수 등 시각적 효과가 필요한 진도에서는 PPT 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대수 문제의 경우 직접 써가며 풀어보는 수업을 병행한다"며 "학생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식에 맞춰간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반복해 돌려보며 수업 내용과 강의 방식, 목소리까지 스스로 보완한다. 교사들은 1년에 2차례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전교생 743명 간의 건전한 경쟁은 이 학교 성공의 핵심. '영산홍반'이라 불리는 심화반은 이 학교의 엘리트 그룹으로,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내신성적과 전국학력평가 성적을 토대로 학년마다 상위 36명이 선발되는데, 별도의 독서실을 사용하고 상위 그룹끼리 함께 공부하는 특혜를 받는다. 영산홍반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는 3개월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8~10명이 교체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전교생이 6인 1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양서고는 오후 3시40분 정규수업을 마친 뒤 오후 6시까지 보충수업이 진행된다. 학생들이 직접 듣고 싶은 과목과 교사를 정하는 것은 기본.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자율학습 시간에는 각자 지정석이 있는 독서실에서 12시까지 자율학습을 계속한다. 이때도 과목별·교사별로 학생들이 선택하는 소수반 심야수업이 계속되며, 교사들은 늦게까지 남아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 준다.

동아리 활동과 명사 강연… "인성은 공부의 밑거름"

양서고에 '무한 경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명사 초청 강연'은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강영우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 등이 대표적이다. 1학년 김현수(여·16) 양은 "말로만 듣던 명사들로부터 강연을 듣고 나서 다시 한 번 목표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음악·스포츠·학술·봉사활동 등 특색 있는 동아리가 22개다. 동아리 '햇담'은 정신대 문제를 집중 연구하는 모임이다. 이들은 정신대 할머니들이 있는 나눔의 집에 수시로 방문하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록 밴드반, 댄스스포츠반, 만화동호회 등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학생들은 독거노인을 돕는 '진짜' 봉사활동을 벌인다.

엄격한 예절교육과 철저한 상벌제도는 이 학교의 또 다른 비결. 자율학습 시간에 늦으면 벌점 1점을 받고, 벌점 10점이 모이면 기숙사 퇴사 조치를 받는다. 한 달에 한 번 바깥나들이가 허용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에 남아 있다. 1학년 정혜지(여·16) 양은 "도서관에서 편하게 공부할 수 있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양서고 학교법인 우진학원의 어경찬 이사장은 "열심히 노력하는 교사,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이 우리 학교의 특징"이라며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좋은 성적은 자연히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양서고는

양평 출신의 어경찬(魚慶贊·68·사진) 이사장이 설립한 학교로, 지난 1980년 보통과·상업과(4학급)의 '양서종합고'로 개교했다. 2002년 자율학교로 지정됐고, 이듬해 '양서고'로 개명했다. 3만1000㎡부지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남·녀 기숙사 3동과 본관, 체육관 등을 갖추고 있다.

어 이사장은 연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업체를 운영해 왔으며, 경기도 의원(3선)을 지내기도 했다. 양서고는 오는 21일(특별전형·132명), 25일(일반전형·92명)까지 각각 학교 행정실에서 원서 접수(출력물·생활기록부 등)를 받는다. 원서 접수에 앞서 이틀 전까지 인터넷 접수를 해야 한다. ☎031)772-6238~9
입력 : 2008.11.1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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