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온 학부모입니다.

신입생 적응기간 준비로 선생님들께서도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아이의 평생 모교가 될 양서의 학부모로써 한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기숙사 입실 및 정리완료시간은 9시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 9시 10분터 각 반에서 담임 선생님을 만나 상견례와 인사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제가 기숙사에 도착한 시각이 8:40 경이었습니다.

주말에 대부분의 짐을 정리하고 온 터라 이 시각 도착이면 괜찮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학교 교문을 들어갈 때는 아이를 데려다주러 오신 학부모님들의 차량이 줄지어 기숙사로 향하고 있었구요.

이 이야기인 즉슨, 꽤 많은 아이들이 이 시각 학교에 도착했다는 의미겠지요.

높은 층에 배정된 아이들은 기숙사까지 올라가려면 시간이 더 걸렸을거예요.

주말에 짐을 정리하고 왔으나, 기숙사 생활이 처음인지라

오늘 추가로 두어야 할 짐들이 있어 방까지 함께 갔습니다.

막 짐을 풀려는 찰나, 방송이 나오더군요.

"8:50까지 교실로 모여주세요"

처음에는 언뜻 행사 진행자들에게 이야기하는 공지라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두번째 안내방송을 듣고서야 교실 입실 시각이 안내랑 다르게 변경된거구나 인지하였어요.

8:50 무렵에도 헐레벌떡 뛰어오는 학생들과 학부형님들을 마주쳤습니다.

제가 시간 변경 공지를 못봤던 것인가 싶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홈페이지 게시물을 보았지만

공지사항의 471번 474번 게시물에 모두 9시 기숙사 입실 완료, 9:10 담임 선생님과의 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더군요.

변동사항이 게시된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일정은 학교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는 문장이 적힌 것도 보았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으나, 제 상식으로는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의 교체나 순서 변경, 시간 배분인 것이라고 생각이 되구요.

집결 시간, 그것도 첫 날의 집결시간이 20분씩 당겨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시간내에 도착하고, 정리도 마쳤고, 아이도 시간내에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제 일이 아니었음에도 오늘 학교측의 운영은 이해가 안갔고, 기분도 좋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화가 났습니다.

제가 나오던 시각에 마주친 학부형님과 학생들의 당황하고 걱정스런 표정이 남 일 같지 않았거든요.

기공지된 시간 기준으로는 지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졸지에 지각생이 되어버린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부모님과 아이가 무거운 짐을 들고 달려가는 모습....

새 학교, 새 학년의 첫 날, 처음 뵙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조용히 모인 교실문을,

지각생도 아닌데 지각생이 되어 첫 날부터 찍힌 듯한 멋쩍음으로 문을 열 아이들을 생각하니

좀 안타깝고 많이 언짢아서 글을 남깁니다.

말씀하신대로 운영상 변동은 있을 수 있습니다.

교실 집결 시간 변경이 오늘 아침에 결정된 사항은 아닐 것 같은데요

어젯밤 늦게라도 알림을 주실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학교측 운영상의 잘못인데, 시간내 도착한 아이가 민망하고 지각생이 된 듯한 상황은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니었지만 3년을 다니면서 제 아이가 이런 일을 겪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게으름으로 인한 지각이나 규칙/규정 위반 등은 당연히 그에 합당한 교육 및 상황을 겪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까지 피하게끔 키우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오늘처럼 학교의 잘못으로 아이가 잘못한 것처럼 되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면 합니다.

이제 막 시작된 신입생 적응기간 2박 3일 아이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별 것 아니라면 별 것 아닌 것이지만.... 3년 후에 오늘을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한 번도 기숙사 생활이라는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아이와 학부모는 이것저것 많이 걱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